The International Symposium on Recent Advances in Intrusion Detection, 2003

첫 국제학회를 RAID로 가게 되었다. 영어 발표는 처음이라 가기 전부터 상당히 많이 긴장이 되었다. 발표준비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기는 했지만 질문에 답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. 학회는 미국 피츠버그의 Carnegie Mellon University에서 열렸다. CMU는 컴퓨터과학 분야 특히 소프트웨어 공학 연구소로 유명한데 세계의 보안 사고를 관리하는 CERT/CC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. 이번 학회도 보안에 깊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CERT/CC와 CMU, 안티바이러스를 만드는 시만텍 등의 후원으로 열리게 되었다.

혼자 가는 것이라 미국에도 처음이라 공항에 내렸을 때는 정말 막막했다. 숙소도 예약 해놓은 곳이 없어서 공항에 광고가 걸려있는 곳 중 몇 곳에 전화를 걸어 CMU와 가까운 곳으로 들어 갔다. 학회에서 잡아 놓은 곳 보다는 좀 멀었지만 숙소에서 셔틀로 데려다 주어 어렵지 않게 학회장을 찾아 갈 수 있었다. 발표는 마지막 날 아침이기 때문에 이틀 동안 다른 사람들이 발표하는 것을 참고 삼을 수 있었다. 학회는 3일간 하지만 발표는 13개 밖에 없었다. 하루에 약 4-5개씩의 논문이 발표되었는데 때문에 발표시간도 30분으로 다른 학회보다는 두 배정도 길었다. 게다세션이 한 개뿐이여서 발표를 듣는 사람도 약 100명 가까이 되었다. 참가한 사람은 아시아계 사람은 나 혼자 뿐이고 대부분 미국사람들이었다. 발표가 한 개 끝날 때 마다 열띤 질문 답변이 오고 갔다. 모두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거의 싸우는 수준까지 간 적도 있었다. 대부분 좋은 논문에서 보던 익숙한 이름의 사람들이었는데 과연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를 하는 사람이 되려면 저 정도로 해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.

내 발표는 준비대로 30분이 조금 안 되는 시간에 끝냈다. 질문에 대한 답변은 많이 긴장해서 어떻게 말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답변내용전달에는 성공한 듯 싶었다. 좀더 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최고 수준의 연구를 하는 사람들과 같은 자리에서 발표했다는 마음에 뿌듯했다. 또 아쉬운 점은 참여를 많이 못했다는 것이다.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말 말 그대로 학회를 즐기는 모습이었는데 발표는 했지만 좀 떨어진 느낌이었다. 때문에 많은 것을 놓친 것 같은 기분도 들었지만 여러 가지 새로운 것을 경험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.